돌
돌 하나 비에 젖어 푸른 이끼와 이끼,
조용한 황혼이 속속들이 비치일 듯 영롱하이,
저 돌 아래,
작은 난초나 하나 심거 볼까?
돌같이 말없이 자라나서
달빛처럼 푸른 향기가 흘러넘치게……
몇 만 년 전 옛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돌……
몇 만 년 전 뒷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돌……
돌 같이 청수 하고,
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.
성당에 켠 촛불처럼,
맑고 희게, 내가 늙을 때까지……
- 신석정 -
중등국어 3 (1947, 미군정기) 문교부, 30~31쪽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