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람 이병기 선생 편지
梅窓墓의 寫眞은 받아보았습니다. 고맙습니다. 그렇게까지 留念해주시니. 發表하시는 詩는 種種 읽어보았읍니다. 蓬萊風景이 兄의 飾心誦으로 하여 눈앞에 어른거릴 때 이 塵埃속을 떠나 淸淨한 別界에 드는 듯도 하였읍니다. 그 峻山 平野 大海들을 背景으로 하고 있는 그 演臺에 主演을 하시는 이는 전에는 梅窓, 지금엔 夕汀 이 詩人들이 아닙니까. 萬人의 喝采를 받든 梅窓도 그 天稟의 力量을 다 披露하지는 못하고 말았습니다. 不幸하외다. 그 不幸에 그쳐서는 아니될것 아닙니까. 兄은 더욱 精勵하시오.
조선의 詩-新詩나 時調가 다 習作中에 있습니다. 혹은 八九点자리도 있으나 滿足할 수는 없습니다. 詩도 技巧보다는 사람이 앞서야 합니다. 過去의 偉大한 詩人들이 다 그러하지 않습니까. 이 意味로써 우리의 詩도 이앞으로 있을 것이외다. 괜이 말이 길었습니다. 그만두지요.
七月二日 李秉岐
*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편의상 현대어로 정리하여 게재하였습니다. 가람 선생이 석정 선생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입니다.